“9년 동안 주식 잊고 살았는데”...단 1년만에 4000% 폭등한 ‘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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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드라이브 회사’였던 샌디스크(주식명 SNDK)는 웨스턴디지털 ‘통치 암흑기’ 9년여를 뚫고 최근 1년(2025년 5월 말 이후 2026년 5월 28일 현재) 주가 상승률 4000%를 달성했다. 순수했던 영화 속 샌디가 가족재킷을 입고 화려한 변신을 한 것처럼 샌디스크도 소비자용 저장장치 회사에서 인공지능(AI) 인프라스트럭처 핵심 반도체 기업으로 탈바꿈하며 월가를 충격에 빠뜨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샌디스크를 ‘쌘디’라고 부르며 열광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일단 낸드플래시 값이 폭등했고, 장기 계약으로 비용을 줄였으며 실적보다 많은 돈을 주주환원에 쓰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1988년 미국 캘리포니아 밀피타스에서 설립된 샌디스크는 플래시 메모리 기술의 선구자다. USB 드라이브와 SD카드 등 소비자용 저장장치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지만 2016년 웨스턴디지털에 190억달러에 인수되며 2024년까지 9년의 암흑기를 겪는다.
AI 시장이 본격 부화하기 전에 낸드는 공급 과잉이었고, 재고만 쌓이던 시절이었다.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앞장서서 회사를 분리(분사)하라는 압박을 넣었다. 2025년 2월 독립 법인으로 분사한 이후 기가 막히게 낸드 값이 급등한다.
AI 시대엔 D램과 낸드 같은 메모리 반도체가 무한대로 필요하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사라지는 휘발성이라 단순 연산에 특화돼 있다. 낸드는 영구저장장치라 ‘AI 에이전트(비서)’ 시대에 최적화돼 있다.
AI 비서는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대화 맥락을 기억하고, 파일을 읽고 쓰며 장기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저장하고 불러와야 한다. 특히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낸드가 그 핵심 인프라가 된다.
트렌드포스 기준 2026년 1분기 글로벌 낸드 점유율로 보면 삼성전자(31.6%)가 1등이다. SK하이닉스(17.6%)가 그다음이고 3위권에 샌디스크(13.9%)가 자리 잡고 있다. 주식시장에선 하나의 사업에 특화된 ‘원툴’을 선호한다. 그래픽처리장치(GPU)로 특화된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이유다.
샌디스크는 낸드 ‘원툴’이다. 가격 상승이 주가 급등으로 그대로 이어진다. ‘삼전닉스’의 경우 낸드 이외에도 많은 사업을 하며, 낸드에 상대적으로 힘을 덜 쓴다.
샌디스크는 2025년 2월 나스닥에 다시 상장된다. 2015년에도 나스닥에 있었지만 그다음 해 웨스턴디지털에 흡수되면서 사라졌다가 부활한 것이다. 이 상장사의 실적과 주가는 낸드 가격 추이와 거의 동행하는 구조다.
샌디스크 재상장 시점인 2025년 2월 1테라바이트() 반도체저장장치(SSD) 기준 낸드 값은 45달러였다. 1년여가 지난 2026년 5월 말 낸드 값은 90달러를 돌파한다. 아직까지는 없어서 못 파는 구조다. 특히 장기 계약 시점이 기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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